2m 20으로 가볍게 'V10'…우상혁에게 전국체전은 너무 좁았다

 한국 육상의 '살아있는 전설' 우상혁(용인시청)이 국내 무대에서는 더 이상 적수가 없음을 다시 한번 증명했다. 우상혁은 22일 부산 아시아드주경기장에서 열린 제106회 전국체육대회 육상 남자 일반부 높이뛰기 결승에서 2m 20의 기록으로 가볍게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이로써 그는 충남고 재학 시절부터 이어진 전국체전과의 인연을 통산 10번째 우승이라는 대기록으로 장식했다. 2013년 첫 우승을 시작으로 실업 입단 후에도 꾸준히 정상을 지켜온 그는 2022년부터 올해까지 6년 연속 우승이라는 압도적인 금자탑을 쌓아 올리며 '높이뛰기 제왕'의 자리를 굳건히 했다.

 

사실상 그의 국내 제패는 이미 예견된 수순이었다. 올해 우상혁은 세계 무대를 종횡무진하며 한국 육상의 위상을 드높였다. 총 8번의 국제 대회에 출전해 7번의 우승과 1번의 준우승을 차지하는 경이로운 성적을 거뒀다. 이는 그가 단순히 한국을 넘어 세계 높이뛰기 종목의 최강자 중 한 명으로 확고히 자리매김했음을 보여주는 지표다. 세계적인 선수들과의 치열한 경쟁 속에서 단련된 그의 기량 앞에 국내 경쟁자들은 힘을 쓰지 못했다. 자신의 최고 기록(2m 36)보다 한참 낮은 2m 20으로도 여유롭게 우승을 확정 지은 모습은 그가 얼마나 독보적인 위치에 있는지를 실감하게 했다.

 


올해 그의 활약 중 백미는 단연 지난 9월 도쿄에서 열린 2025 세계육상선수권대회였다. 당시 그는 2m 34라는 높은 기록을 넘으며 은메달을 획득, 한국 육상 역사상 최초로 세계선수권 2회 연속 메달리스트라는 전무후무한 역사를 썼다. 2022년 유진 세계선수권 은메달에 이은 쾌거로, 단발성 활약이 아닌 꾸준한 실력으로 세계 정상급 기량을 유지하고 있음을 증명한 순간이었다. 그의 역사적인 도약에 일본의 '아사히 신문' 등 외신들도 주목하며 찬사를 아끼지 않았다.

 

일본 언론은 그를 "2021년 도쿄올림픽 4위, 2022년 세계선수권 은메달, 2023년 다이아몬드리그 파이널 우승 등으로 한국 육상계의 영웅이 된 선수"라고 상세히 조명하며 그의 위상을 인정했다. 이처럼 우상혁은 이제 한 명의 육상 선수를 넘어, 불모지와 같았던 한국 육상에 희망과 자부심을 안겨주는 상징적인 존재가 되었다. 전국체전 10번째 우승이라는 또 하나의 훈장을 추가한 그가 앞으로 또 어떤 새로운 역사를 써 내려갈지 대한민국 전체가 그의 발끝을 주목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