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권 지키랬더니…인권위 수장, '혐오 발언'으로 역대급 진정 당하다

 국가인권위원회(이하 인권위) 안창호 위원장이 내부 직원들로부터 인권침해 진정 대상이 되는 초유의 사태가 발생하였다. 인권 옹호의 최전선에 서야 할 기관의 수장이 여성 비하 및 성소수자 혐오 발언 등으로 고발당한 것으로, 인권위 출범 24년 만에 처음 있는 일이다.

 

전국공무원노동조합 국가인권위 지부가 지난 한 달간 진행한 실태조사에 따르면, 안 위원장은 다수의 부적절한 언행을 일삼은 것으로 드러났다. 직원들의 폭로에 따르면, 그는 "동성애자 아니냐, 에이즈 많이 걸려 걱정된다"는 성소수자 혐오 발언을 서슴지 않았으며, 여성 직원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이러면 안 되지"라고 말하는 등 성희롱으로 비춰질 수 있는 행동도 있었다. 이 외에도 특정 종교나 인종에 대한 차별 발언 등 총 40여 건에 달하는 반인권적 행태가 취합되었다.

 


16일 노조는 이 같은 실태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안 위원장에 대한 진정서를 국가인권위원회에 공식 제출하였다. 문정호 전국공무원노조 국가인권위 지부장은 "국제적으로 인권 옹호자로서 보호받아야 할 직원들이 제 역할을 수행할 수 없을 정도의 상황에 놓여 있다"며, 소속 기관의 장을 진정하는 것이 쉽지 않은 결정이었음을 강조하였다. 그는 인권위가 독립기구로서 이번 사안을 철저히 조사해야 한다고 촉구하였다.

 

이번 사태는 국내를 넘어 국제사회에서도 주목받을 전망이다. 현재 세계국가인권기구연합(GANHRI)은 한국 인권위에 대한 특별심사를 진행 중이다. 노조는 이번 진정 내용을 담은 의견서를 GANHRI에 제출할 예정이며, 이는 인권위의 국제적 위상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인권위는 2016년부터 9년째 A등급을 유지해왔으나, 이번 심사 결과에 따라 B등급으로 강등될 수도 있어 파장이 예상된다.

 

노조는 인권위 내부에 이번 진정을 조사할 특별조사팀 구성을 강력히 요구하고 있다. 인권 옹호 기관의 수장이 인권침해 논란의 중심에 선 이번 사태는 인권위의 존재 이유와 역할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을 던지고 있으며, 안 위원장은 아직 공식적인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