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발언 그만하세요!"..'자기 정치 작정?' 이진숙에 '입틀막' 초강수

 이진숙 방송통신위원장이 8일 감사원으로부터 정치적 중립 의무 위반으로 '주의' 처분을 받으면서 그의 거취를 둘러싼 논란이 정치권의 뜨거운 감자로 떠올랐다. 

 

지난해 국회 탄핵소추안 의결로 직무가 정지된 시기에 보수 성향 유튜브 방송에 출연해 특정 정당을 비난하는 등 정치적 편향성을 드러낸 발언이 국가공무원법 위반으로 공식 인정된 것이다. 지난해 11월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의 요구로 감사가 시작된 지 약 8개월 만에 나온 감사 결과는 이 위원장의 입지를 더욱 좁게 만들고 있다.

 

감사원은 이날 공개한 감사보고서에서 "이 위원장은 기관장으로서 일반 공직자보다 엄격한 정치적 중립성과 품위 유지가 요구됨에도 불구하고, 국가공무원법 제65조 4항을 위반해 유튜브에 수차례 출연하며 특정 정당을 직접 거명하거나 이를 반대하는 정치적 편향 발언을 하는 등 물의를 야기했다"고 명확히 밝혔다. 

 

문제가 된 발언들은 이 위원장이 지난해 8월 국회 탄핵 소추로 직무가 정지된 이후인 9월과 10월, '펜앤마이크TV', '고성국TV' 등 보수 유튜브 채널에 4차례 출연해 쏟아낸 것들이다. 특히 "가짜 좌파들하고는 우리가 싸우는 전사들이 필요하다", "민주당이나 좌파 집단은 우리가 상상할 수 있는 모든 것을 하는 집단"과 같은 발언이 도마 위에 올랐다. 감사원은 이러한 발언이 "단순한 개인적 의견 표명을 넘어 특정 정당에 반대하는 취지가 명백하며, 방통위에 대한 국민의 신뢰를 실추시킬 우려가 있는 행위"라고 강하게 지적했다.

 

감사원의 주의 처분이 나오자 정치권에서는 즉각적인 사퇴 요구가 빗발쳤다. 국회 과방위 소속 더불어민주당과 조국혁신당 의원 12명은 이날 오후 국회 기자회견을 열고 "이 위원장은 자신의 일탈 행위로 인해 방통위 조직이 정상적으로 운영되지 못하고 있음에도 자신만을 위해 임기를 채우겠다며 있지도 않은 말을 지어내고 있다"고 맹비난하며 "결자해지 차원에서 즉각 물러나라"고 압박했다. 이들은 이 위원장이 평소 "대통령과 임기를 같이해야 한다"고 주장했던 점을 상기시키며 "자신부터 즉각 실천해야 한다"고 꼬집었다. 이 위원장의 임기는 내년 8월까지다.

 


더욱이 이재명 대통령까지 이 위원장을 향해 공개적으로 '경고장'을 날리며 사퇴 압박에 힘을 실었다. 이 대통령은 8일 국무회의에서 "비공개 회의 내용을 개인 정치에 왜곡해 활용해선 안 된다"고 강한 어조로 질책했다. 이는 전날 국회 과방위 전체회의에서 이 위원장이 "이 대통령으로부터 방통위의 (자체)안을 만들어 보라는 업무 지시를 받았다"고 주장한 것을 정면으로 비판한 것으로 풀이된다. 

 

알려진 바에 따르면, 이날 국무회의 말미에 이 위원장이 발언을 시도하자 이 대통령이 "발언 그만하세요. 발언하지 마시라"고 직접 저지하는 이례적인 상황까지 벌어졌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이 위원장이 자기 정치를 하려고 작정하고 국무회의에서 대통령을 자극하고 있다"고 비판 수위를 높였다. 이 대통령이 이 위원장을 겨냥해 공개적으로 질책한 것은 이번이 두 번째로, 지난 1일 국무회의에서도 "국무위원들이 국회에 가면 직접 선출된 권력에 대해 존중감을 가져 주면 좋겠다"고 발언하며 이 위원장을 우회적으로 비판한 바 있다.

 

이번 사태는 방송통신위원장이라는 막중한 자리에 요구되는 정치적 중립성과 품위 유지 의무의 중요성을 다시금 일깨우고 있다. 감사원의 주의 처분과 야당의 사퇴 요구, 그리고 대통령의 공개 질책까지 더해지면서 이진숙 위원장의 거취는 피할 수 없는 시험대에 올랐다. 방통위의 독립성과 공정성에 대한 국민적 신뢰를 회복하기 위한 근본적인 해결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