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km 치솟은 인도네시아 화산 대분화..항공편 32편 ‘무더기 취소’

 인도네시아 동누사틍가라주(NTT) 동부플로레스군에 위치한 르워토비 라키라키 화산이 17일 오후 5시 35분 대규모 분화를 일으키며 인근 지역과 항공 운항에 큰 영향을 미쳤다. 이로 인해 발리의 응우라 라이 국제공항과 플로레스섬 내 여러 공항에서 항공편 운항이 전면 중단되는 사태가 발생했다.

 

현지 매체 콤파스 등에 따르면, 발리 응우라 라이 국제공항에서는 18일 총 32편의 항공편이 취소됐다. 운영 총괄 매니저 와휴디는 취소된 항공편이 국제선 12편, 국내선 5편을 포함한 출발편 17편과, 국제선 13편과 국내선 2편을 포함한 도착편 15편이라고 밝혔다. 취소된 출발편은 싱가포르, 멜버른, 브리즈번, 애들레이드, 시드니, 푸둥, 오클랜드, 뉴델리, 동누사틍가라 라부안바조, 중부자바 스마랑을 오가는 노선이며, 도착편 역시 이와 유사한 주요 국제선과 국내선으로 구성됐다.

 

응우라 라이 공항 운영 측은 항공로 및 활주로 안전을 점검하기 위해 페이퍼 테스트 등 화산재 유무 확인 절차를 실시했다. 18일 오전 8시 기준으로 활주로에서 화산재가 검출되지 않아 공항 운영은 정상화된 상태다.

 

 

 

이번 분화로 인도네시아 에너지광물자원부 산하 지질청의 화산·지질재난방지센터(PVMBG)는 화산재 기둥이 해발 약 1만1584m(약 10km) 높이까지 치솟았다고 발표했다. 짙은 회색 화산재가 광범위하게 퍼지면서 플로레스섬 내 주요 공항 세 곳, 시까군 프란스 세다 마우메레 공항, 엔데군 바자와 공항, 엔데 공항의 운항이 전면 중단됐다.

 

엘타리 쿠팡 공항 홍보 담당자인 이 구스티 응우라 유디 사푸트라는 이날 쿠팡과 해당 지역 공항을 오가는 모든 항공편이 취소되어 승객들은 항공사 고객센터를 통해 환불이나 일정 변경을 요청할 수 있다고 안내했다.

 

화산은 분화 직후인 17일 오후 6시부터 자정까지 총 5차례 추가 분화를 일으켰다. 일부 분화에서는 2000~5000m 높이의 화산재와 붉은 용암이 함께 분출되었으며, 이 기간 동안 6회의 분출성 지진과 1회의 화산성 천발 지진도 관측됐다. 화산 주변에서는 백열 용암이 흐르며 강한 굉음과 함께 약한 화산재 비산 현상도 나타났다.

 

분화 이전, 지질청은 화산 활동이 급격히 고조됨에 따라 16일 오후 3시를 기해 르워토비 라키라키 화산 경보 단계를 최고 수준인 ‘레벨 4(경계)’로 격상했다. 다행히도 이번 분화 강도가 강했음에도 불구하고 인근 마을에서는 인명 피해, 대피자 발생, 재산 피해에 대한 공식 보고가 아직 접수되지 않은 상태다.

 

무함마드 와피드 지질청장은 ‘레벨 4’ 경보 발령과 함께 주민과 관광객들에게 여러 안전 권고 사항을 안내했다. 그는 화산 중심부로부터 반경 7~8km 이내 지역에 절대 접근하지 말 것을 강력히 요청하며, 특히 비가 내릴 경우 화산재가 빗물과 섞여 큰 규모의 화산성 이류가 발생할 수 있으니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또한, 화산재로 인한 호흡기 피해 예방을 위해 주민들은 반드시 마스크나 코와 입을 가릴 수 있는 보호 장비 착용을 권장했다.

 

이번 르워토비 라키라키 화산 분화는 인도네시아 내 여러 공항의 항공 운항 중단을 불러오며 관광객과 지역 주민들에게 큰 혼란을 야기했다. 항공편 취소로 인한 여객들의 불편은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이며, 관계 당국은 화산 활동 추이를 면밀히 모니터링하며 추가 피해를 막기 위해 긴장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 이번 사태는 자연재해가 관광과 지역 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다시금 확인시켜준 사례로 평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