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금연휴가 무색! 소비자들, 집콕하며 지출 줄였다

 지난 5월 황금연휴 기간 동안 국내 민간 소비가 크게 위축된 것으로 나타났다. 통계청 나우캐스트에 따르면, 5월 3일부터 9일까지 국내 신용카드 이용 금액은 전년 동기 대비 12.7%, 전주 대비 18.4% 감소했다. 특히, 어린이날과 대체공휴일 등이 포함된 연휴 기간임에도 불구하고 소비가 급감한 점은 주목할 만하다.

 

쇼핑가와 온라인 지출도 부진했다. 같은 기간 온라인 지출 금액은 전년 동기 대비 5.1%, 전주 대비 18.9% 줄었으며, 가맹점 카드 매출액도 전년 동기 대비 13.4%, 전주 대비 22.7% 감소했다. 연휴 기간 동안 국내 소비가 크게 줄어든 것은 경기 침체와 소비 심리 위축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로 분석된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지난 6일 기자간담회에서 “이번 연휴에 소비가 얼마나 늘지가 중요한 지표”라며, 이를 바탕으로 금리 정책을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소비 감소세는 한국 경제의 구조적인 문제로 자리 잡고 있어 우려를 키우고 있다.

 

실제로 올해 1분기 민간 소비는 전 분기 대비 0.1% 감소했으며, 민간 소비의 성장 기여도는 지난해 4분기 0.1%포인트에서 올해 1분기 0.0%포인트로 떨어졌다. 오락, 문화, 의료 등 서비스 소비의 부진이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정부와 경제 연구기관들도 국내 소비 침체와 경기 둔화에 대해 경고하고 있다. 기획재정부는 지난 16일 발표한 경제 동향에서 “소비와 건설투자 등 내수 회복이 지연되고 있으며, 미국 관세부과 등 대외 여건 악화로 경기 하방 압력이 증가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올해 한국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1.6%에서 0.8%로 대폭 하향 조정하며, “정국 불안과 대외 불확실성으로 인해 내수 회복세가 지연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특히, 숙박과 음식업 등 서비스업 중심으로 소비자 심리가 위축되고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이와 같은 소비 감소는 한국 경제 전반에 심각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오는 29일 한국은행은 올해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1.5%에서 대폭 하향 조정할 것으로 예상되며, 기준금리도 2.75%에서 2.50%로 인하할 가능성이 크다.

 

전문가들은 소비 심리 회복을 위해 정부와 기업이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지적한다. 소비 진작을 위한 정책적 지원과 함께, 대외 불확실성을 줄이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민간 소비가 경제 성장의 주요 축인 만큼, 이를 회복하지 못하면 경기 둔화는 장기화될 가능성이 높다.

 

이번 5월 황금연휴 기간의 소비 부진은 단순한 일시적 현상이 아니라, 한국 경제의 구조적 문제를 보여주는 중요한 신호로 해석된다. 정부와 한국은행의 대응이 향후 경제 흐름에 중요한 변수가 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