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의 관세 폭탄, 중소기업에 ‘악몽’ 시작?

미국은 12일부터 철강과 알루미늄 제품군에 대해 25%의 신규 관세를 부과한다고 발표했다.
이로 인해 수출의 35%를 미국에 의존하는 중소기업 A사는 큰 타격을 입을 것으로 예상된다. A사 대표는 "미국 시장이 중요하지만, 관세가 부과되면 경쟁국인 중국, 대만, 베트남 제품에 시장을 빼앗길까 걱정"이라며 불안감을 나타냈다. 특히 이들 나라에는 이미 관세가 부과돼 있어 새로 부과되는 한국 제품에 불리한 경쟁 요소가 될 것이라는 우려가 크다.
알루미늄 강판을 생산하는 중소기업 B사도 같은 상황이다. B사 대표는 "미국에 관세가 부과되면 수출 시장이 축소될 수밖에 없다"며 "다양한 수출 시장을 찾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러나 수출 시장 다변화가 쉬운 일은 아니다. 특히 유럽 시장은 올해부터 '탄소조정국경제도(CBAM)'를 시행할 예정이며, 탄소 배출이 많은 철강과 알루미늄 제품에는 탄소세를 부과할 계획이다. 따라서 B사는 미국에선 관세를, 유럽에선 탄소세를 부담해야 하는 상황에 놓였다.
또한, 현지 맞춤형 제품 생산을 위해서는 대규모 설비 투자도 필요하다. B사 대표는 "수출 지역을 다변화하려면 새로운 생산설비와 장비를 갖춰야 하기 때문에 대규모 투자가 선행돼야 한다"며 어려움을 토로했다.

트럼프 행정부의 불확실한 관세 정책도 중소기업들에게 큰 부담이다. 샌드위치 패널을 생산하는 C사의 대표는 "어떤 제품에 어떤 기준으로 관세를 부과할지 명확하지 않아 기업들이 수출 전략을 세우기 어렵다"고 말했다. 특히, "장기적인 계획을 세우는 데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덧붙였다.
라면 즉석 조리기 등 알루미늄 부품을 많이 사용하는 D사도 관세 부담에 대해 걱정하고 있다. D사는 지난해 30억원 규모의 수출을 기록하며 큰 주목을 받았지만, 이번 관세 부과로 가격 인상이 불가피하다고 전망했다. D사 대표는 "한류와 함께 '한강 라면' 등 한국 제품이 인기를 끌고 있지만, 철강과 알루미늄 외에도 다른 제품까지 관세가 확산될까 우려된다"고 말했다.
이처럼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정책뿐만 아니라, 국내 정치적 불안정성도 중소기업들에 부담을 주고 있다. D사 대표는 "국내 정치 상황이 불안정해 해외 한류 관련 행사들이 연기되고 있다"며 "정부가 해외 진출을 지원하는 행사들을 적극적으로 진행해줘야 기업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현재 미국의 철강과 알루미늄 업계 대미 수출 중소기업은 약 1815개로, 지난해 7억 7천만 달러를 수출하며 성장세를 보였다. 이에 중소벤처기업부는 중소기업들의 어려움을 조사하고 애로 접수센터를 설치해 상황을 파악하고 있다. 또한 수출 시장 개척과 물류 지원을 위한 정책자금을 신속히 집행하고, 수출 바우처도 확대 지원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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