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궁박물관 '비밀 수장고' 열렸다... 조선 왕실 보물 대공개

 19년 동안 굳게 잠겨 있던 조선 왕실과 대한제국 황실 유물 8만 8000여 점을 보유한 국립고궁박물관의 수장고의 보물창고가 처음으로 공개되었다. 이는 박물관 개관 이후 처음으로 공개된 것이다. 국가유산청은 이날 19개 수장고 중 10수장고와 11수장고, 19수장고 세 곳을 공개했다.

 

첫 번째로 방문한 곳은 경복궁 지하 2층에 위치한 10수장고였다. 이곳에는 조선 왕실의 어보와 어책, 교명 등 628점이 보관되어 있다. 유리 너머로 네임택을 단 유물들이 줄지어 서 있는 모습은 마치 거대한 서재를 연상시켰다.

 

다음으로 방문한 곳은 현판이 보관된 11수장고였다. 나무로 된 현판들이 대부분이어서 종이 유물과는 다른 온도와 습도를 유지하고 있었다. 이곳에는 정조가 아버지 사도세자 사당에 쓴 것으로 추정되는 '경모궁' 현판이 안전상의 이유로 뒤집혀 보관되어 있었다.

 

마지막으로 방문한 곳은 2019년에 지어진 오픈 수장고였다. 종묘 제사 때 사용되는 금속 제기들이 수납장을 가득 채우고 있었다. 현재 고궁박물관의 포화도는 160%로 심각한 상황이다. 이에 2021년부터 경기도 여주에 임차 수장고를 운영 중이며, 추가 수장고 건립이 필요한 상황이다.

 

고궁박물관 지하 수장고는 과거 중앙청(구 조선총독부 청사)의 안보 회의 장소로 사용되던 벙커를 개조한 곳이다. 이곳은 국립중앙박물관 수장고로 사용되다가 2005년 용산으로 이전하면서 고궁박물관 수장고로 활용되고 있다. 지난해 고궁박물관을 방문한 관람객은 총 88만 명이었으며, 이 중 외국인은 15만 명이었다.